찬바람 부는 경매시장 “강남 아파트도 세일 중”
중앙일보 11/26 00:54
“사건번호 2009-12XXX, 서울 ○○동에 사는 ○○○님께서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의 최고가 매수자(낙찰자)로 결정됐습니다. 땅땅땅.”
이달 중순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10계. 경매로 나온 서울 강남권의 한 대형 아파트(전용 147㎡)가 9억3150만원에 낙찰되자 법정에서는 “아~” 하는 작은 탄성들이 이곳 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2회 유찰된 이 아파트에는 단 1명이 입찰했다. 낙찰가는 감정가 12억원보다 2억6850만원이나 낮았다. 강남 요지의 아파트여서 치열한 경합 속에 고가에 팔리지 않을까 하는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짙어지는 주택시장 침체의 그림자가 아파트 경매 시장에 그대로 드리우고 있다. 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에 따른 매수세 위축으로 서울·수도권 집값이 약세를 보이자 아파트 경매 열기도 꺾인 것이다. 제2금융권으로 확대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로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데다 대출 금리도 오르면서 경매 수요가 크게 감소한 때문이다.
◆유찰 많아진 아파트 경매=부동산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24일까지 서울지역 아파트 낙찰률(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은 34.5%. 집값이 급락하던 지난 1월(31.7%)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것이다. 경매가 치러진 아파트 10채 중 6~7채가 유찰된 셈이다.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예상에 참여를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매 물건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도 두 차례 이상 유찰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달 들어 서울 전체 경매 아파트의 20%가 두 차례 이상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법원 경매 물건의 최저 입찰가는 한 번 유찰될 때마다 최초 감정가에서 20%씩 떨어진다. 한 번 유찰되면 최초 감정가의 80%, 2회 때는 64%, 3회 때는 감정가의 51%로까지 내려간다.
강남권 아파트도 유찰이 많아졌다.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전용 187㎡)는 이달 30일 감정가(28억원)보다 13억6600만원이나 낮은 14억3360만원에 입찰에 부쳐진다. 세 차례 열린 경매에서 입찰자가 한 명도 없어 감정가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148㎡)도 2차 경매까지 주인을 찾지 못한 바람에 다음 달 3일 감정가의 64%인 12억1600만원으로 최저가를 낮춰 새 주인을 찾는다.
◆경매로 집 장만해도 되나=전문가들은 내집 마련 실수요자라면 거품이 많이 걷힌 아파트 경매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한다. 미래시야 강은현 이사는 “경기 회복 가능성과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등으로 집값이 계속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몇 차례 유찰돼 일반 급매물보다 싼값에 나온 아파트라면 노릴 만하다”고 말했다.
따져봐야 할 점도 있다. 요즘 경매 시장에 처음으로 얼굴을 내미는 아파트는 대부분 올 상반기 집값이 뛸 때 감정 평가한 것들이다. 감정가보다 싸게 낙찰하더라도 시세보다 비싸게 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전용 82㎡)는 이달 19일 2회차 경매에서 감정가(15억5000만원)의 96%인 14억8810만원에 팔렸는데, 현재 이 아파트의 호가는 13억5000만~14억원이다.
경매 물건이 가진 문제점 때문에 주인을 못 찾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입찰 전에 해당 아파트의 채무 관계와 명도(집 비우기)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조철현 기자
▶
이달 중순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10계. 경매로 나온 서울 강남권의 한 대형 아파트(전용 147㎡)가 9억3150만원에 낙찰되자 법정에서는 “아~” 하는 작은 탄성들이 이곳 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2회 유찰된 이 아파트에는 단 1명이 입찰했다. 낙찰가는 감정가 12억원보다 2억6850만원이나 낮았다. 강남 요지의 아파트여서 치열한 경합 속에 고가에 팔리지 않을까 하는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짙어지는 주택시장 침체의 그림자가 아파트 경매 시장에 그대로 드리우고 있다. 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에 따른 매수세 위축으로 서울·수도권 집값이 약세를 보이자 아파트 경매 열기도 꺾인 것이다. 제2금융권으로 확대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로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데다 대출 금리도 오르면서 경매 수요가 크게 감소한 때문이다.
◆유찰 많아진 아파트 경매=부동산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24일까지 서울지역 아파트 낙찰률(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은 34.5%. 집값이 급락하던 지난 1월(31.7%)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것이다. 경매가 치러진 아파트 10채 중 6~7채가 유찰된 셈이다.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예상에 참여를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매 물건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도 두 차례 이상 유찰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달 들어 서울 전체 경매 아파트의 20%가 두 차례 이상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법원 경매 물건의 최저 입찰가는 한 번 유찰될 때마다 최초 감정가에서 20%씩 떨어진다. 한 번 유찰되면 최초 감정가의 80%, 2회 때는 64%, 3회 때는 감정가의 51%로까지 내려간다.
강남권 아파트도 유찰이 많아졌다.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전용 187㎡)는 이달 30일 감정가(28억원)보다 13억6600만원이나 낮은 14억3360만원에 입찰에 부쳐진다. 세 차례 열린 경매에서 입찰자가 한 명도 없어 감정가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148㎡)도 2차 경매까지 주인을 찾지 못한 바람에 다음 달 3일 감정가의 64%인 12억1600만원으로 최저가를 낮춰 새 주인을 찾는다.
◆경매로 집 장만해도 되나=전문가들은 내집 마련 실수요자라면 거품이 많이 걷힌 아파트 경매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한다. 미래시야 강은현 이사는 “경기 회복 가능성과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등으로 집값이 계속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몇 차례 유찰돼 일반 급매물보다 싼값에 나온 아파트라면 노릴 만하다”고 말했다.
따져봐야 할 점도 있다. 요즘 경매 시장에 처음으로 얼굴을 내미는 아파트는 대부분 올 상반기 집값이 뛸 때 감정 평가한 것들이다. 감정가보다 싸게 낙찰하더라도 시세보다 비싸게 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전용 82㎡)는 이달 19일 2회차 경매에서 감정가(15억5000만원)의 96%인 14억8810만원에 팔렸는데, 현재 이 아파트의 호가는 13억5000만~14억원이다.
경매 물건이 가진 문제점 때문에 주인을 못 찾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입찰 전에 해당 아파트의 채무 관계와 명도(집 비우기)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조철현 기자
▶



